건설현장 ‘외국인근로자 안전사고’ 주의보 [ 건설경제 2024-09-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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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건설현장에서 외국인근로자가 증가하면서 산업재해도 덩달아 늘고 있다. 정부와 건설업계는 외국인근로자의 사고를 예방하고,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나섰다. 지난 8월 경기 화성시 해병대사령부 내 건물 신축공사 현장에서 크레인이 전도돼 외국인근로자 1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 모습. /사진:건설공사 안전관리 종합정보망(CSI) 갈무리 25일 고용노동부의 유족급여 승인 기준 지난해 외국인 건설근로자 사망자 수는 55명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불법체류자 등 통계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사고를 더하면 사망자 수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지난달 경기 시흥시 소재 공장 건설현장에서 고소작업대를 이용해 철골 볼트 조임 작업을 하던 외국인근로자 1명이 발을 헛디뎌 10m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같은달 경기 화성시 해병대사령부 내 건물 신축공사 현장에서도 유로폼 자재인양 중 크레인이 전도, 하부에 위치한 외국인근로자 1명이 깔려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현장에서는 외국인근로자와 소통이 어려워 사고예방 활동이 제기능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실제 외국인근로자들은 베트남, 방글라데시, 캄보디아, 라오스, 스리랑카 등 생소한 언어권의 비중이 높다. 한 건설현장 관계자는 “5명 중 2~3명이 외국인이라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며 “사용하는 언어도 제각각”이라고 토로했다. 외국인력의 사고가 계속되면서 정부가 나섰다. 고용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외국인근로자와 소규모 사업장의 안전확보를 위해 ‘4대 금지 캠페인’에 착수했다. 캠페인은 한국어 외 16개 언어로 제공되며 △안전장치 해제 금지 △모르는 기계 조작 금지 △보호구 없이 작업 금지 △작동 중인 기계 정비 금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안전보건공단은 지난 12일 외국인근로자 지원센터 통역원을 대상으로 ‘안전보건 기초 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건설사들은 외국인근로자들과 원활한 소통과 사고 예방을 위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GS건설은 최근 근로자간 의사소통을 도울 수 있는 인공지능(AI) 번역 앱 ‘자이 보이스’를 개발했다. 이 앱은 음성인식 기능을 활용해 한국어를 120개 언어 텍스트로 변환한다. 일반 번역 앱과 달리 건설현장에서 자주 사용하는 전문 용어도 비교적 정확하게 인식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현대건설도 외국인근로자와 원활한 소통을 위해 외국어 전용앱 ‘모바일 HPMS’를 개발·배포했다. 이 앱은 기본 안전수칙과 안전관리 표현 등 약 500개 문장을 5개 국어로 번역할 수 있다. 안전보건교육을 외국어로 진행하는 사례도 있다. 대우건설은 최근 외국인 근로자용 안전보건교육 영상을 제작해 배포했다. 교육자료는 총 10개국 언어와 영어로 제작됐으며 신규 채용자에 대한 안내 사항과 필수 안전 수칙이 포함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외국인근로자를 대상으로 다국어 교재와 전문 통역사를 활용해 안전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고위험 공종의 경우 전문통역사와 근로자가 함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언어 장벽이 문제가 되지 않도록 통역사나 다국어 안전표지를 사용하고 있고, 비상 상황에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훈련도 진행 중”이라며 “안전장비 미착용으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해 외국인근로자를 대상으로 장비 사용법 시범을 보이고, 확인하는 절차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흥순 기자 soonn@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