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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건설 생산성 매년 2%씩 끌어올린 비결은

[ 건설경제 2018-03-15 ]
고급 숙련공 키우고… 조립식 공법 늘리고… BIM 적극 활용

고숙련 인력, 조립식 공법, 펀드, BIM(빌딩정보모델링)…. 싱가포르가 건설 생산성을 매년 2%씩 끌어올린 비결이다.

14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건설 생산성 향상은 2010년 0.3%에 불과했지만 2014∼2016년에는 연평균 2%까지 상승했다.

건설 생산성은 작업자 1명이 하루에 완성할 수 있는 단위 면적(㎡)을 말한다.

건설업계의 오랜 숙제인 생산성 향상을 싱가포르가 단기간에 이룬 데는 체계적인 목표와 전략, 재원 등을 담은 중ㆍ장기 로드맵과 강력한 실천력에 있다.

싱가포르 건설청(BCA)은 2010년과 2015년에 1, 2차 건설 생산성 향상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은 고숙련 인력 확보와 새로운 기술 활용, 가치사슬 통합 등 3개 부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선, 생산성 향상에 미치는 영향이 큰 인력 개선 작업부터 시작했다. 싱가포르는 인력 대부분이 해외 노동자로 구성돼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건설회사가 건설 인력 가운데 고숙련 인력(R1)을 최소 10% 이상 고용하도록 의무화했다. 아울러 일반 기능공(R2)을 고급 숙련공으로 키우기 위한 다양한 경로를 제시했다. 이런 정책 덕분에 2011년 2% 남짓이던 고숙련 인력이 2014년에는 20%, 2017년에는 40%까지 증가했다.

공장 제작 및 조립 방식(DfMA)을 대표하는 PPVC(Prefabricated Pre-finished Volumetric Construction) 활용을 늘리기 위해 산업 전반에 걸친 표준화를 유도하는 입법도 진행했다. PPVC 방식을 쓰면 인력ㆍ시간 측면에서 최대 50%까지 생산성이 좋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2014년 말부터는 싱가포르 정부의 토지를 매각하는 GLS프로그램에 따라 선정된 건설현장에 대해선 PPVC 채택을 의무화했다. 싱가포르 건설청은 이를 위해 기계화ㆍ자동화가 잘 갖춰진 고급화된 조립식 건축물 생산설비(ICPHs)를 건설했다. 그 결과 PPVC 방식을 사용하는 업체가 2013년 1개에서 2017년에는 24개로 늘었다. 현재 PPVC 방식으로 7개의 콘도미니엄을 건설 중이며 추가적으로 7개 콘도를 건설할 예정이다.

BIM 활용을 통해 설계, 사전 제작 및 건설을 통합해 가상의 환경에서 건설공사를 시뮬레이션하고 발생 가능한 문제를 사전에 해결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싱가포르 건설청은 8억싱가포르달러(약 6527억원) 규모의 건설생산성 펀드(CPCF)를 조성해 생산성 향상을 원하는 민간기업에 인센티브를 줬다. 2016년 말까지 인력 개발, 기술 도입, 역량 개발,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통합을 위해 4억5000만싱가포르달러(3672억원)를 투입해 9000개 이상 기업이 혜택을 봤다.

공공부문 프로젝트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1억5000만싱가포르달러(1224억원) 규모의 공공부문 건설 생산성 기금(PSCPF)도 조성했다.

이지혜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싱가포르는 인프라 투자 확대와 건설 생산성 향상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며 “우리 건설산업도 생산성 향상을 위해 수치화된 목표, 전략, 재원 등 세부계획을 짜고 생산성 혁신에 본격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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