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겨울…건설현장 질식사고 빨간불 [ 건설경제 2023-11-1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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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入冬)이 지나고 날씨가 급격하게 추워지면서 건설현장에 ‘일산화탄소 질식사고’ 경계령이 내려졌다. 동계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질식사고는 간단한 조치만으로 예방할 수 있으나, 사고 한 건에 다수의 근로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만큼 현장관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16일 전국에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온 뒤 이번 주 후반부터 실외온도가 낮아질 전망이다. 이에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건설현장에서는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기 전 안전점검을 진행하는 등 겨울나기 준비에 한창이다. 특히 질식사고는 겨울철 건설현장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 중 하나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겨울철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질식사고는 총 24건으로 근로자 14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갔다. 올해 초 경기 용인시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 콘크리트 양생작업 중 근로자 1명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질식사했고, 지난해 12월에도 경기 파주시 아파트 신축 공사장에서도 콘크리트 양생작업 도중 근로자 9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진 사고도 발생했다. 건설현장은 통상 실외에서 작업하는만큼 질식사고 발생 위험이 낮다. 하지만 겨울철에는 콘크리트 양생을 위해 갈탄·숯탄·조개탄 등을 사용하면서 질식의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콘크리트 타설 후 외부와 접촉을 차단하고 그 안에서 불을 붙여 양생을 돕는데, 이 과정에서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근로자들이 일산화탄소에 노출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일산화탄소의 환경기준은 생활공간에서 20ppm 이하로 규정하는데 콘크리트 양생과정에서는 1000ppm이상이 된다. 이는 1~2시간만 노출돼도 두통이나 피로감, 주의력 산만을 불러오고 장시간 노출된 경우에는 의식혼탁, 호흡 중추마비를 일으키며 심각한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겨울철 질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산화탄소를 발생하는 갈탄·숯탄 등의 사용을 자제하고 불가피하게 사용해야 하는 경우 일산화탄소 감지기를 설치해야 한다. 무엇보다 양생 중인 곳에서 작업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으며 작업을 해야하는 경우 출입 전 환기를 하거나 공기호흡기 등을 착용해야 한다. 건설안전업계 관계자는 “갈탄·숯탄 등을 사용해 콘크리트를 양생하는 것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근로자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위험한 행동”이라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일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열풍기 등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흥순 기자 soonn@ |